산불 예방을 위해 강화해야 할 것은 무조건 교육! 산불됴심365 전문가인터뷰. 배선훈 이장 #4

김지은

<산불됴심365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 네번째 - 옥계면 산계2리 배선훈 이장>


"산불 예방을 위해 강화해야 할 것은 무조건 교육이죠. 그리고 초기 진압을 마을 주민이 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해요." (배선훈 이장 인터뷰 중)



생명의숲은 시민캠페이너 ‘단비’와 함께 산불현장을 경험한 여러 전문가들을 만나 산불에 대한 견해를 듣고 이를 시민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또한 산불 복원에 대한 다양하고 전문적인 견해를 들어보고, 앞으로 좀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산불피해지가 복원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인터뷰이 소개>


배선훈 이장 (강릉시 옥계면 산계2리 이장)


강릉 옥계면 산계2리 배선훈 이장님을 처음 뵌 것은  올해 9월, 생명의숲에서 진행한 <산불피해지 산림복원 정책 현황과 과제 토론회> 였습니다. 수년간 산불현장을 직접 보고 겪은 지역주민으로서 산불 예방과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요. 제안해주시는 내용이 굉장히 구체적이었을 뿐더러 꼼꼼히 준비해오셔서 마음을 다해 말씀해주시는 모습에 감동을 받고 이번 인터뷰에도 요청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Q. 이장님, 먼저 자기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A. 이 집에서 제가 태어났고, 군대 생활하면서 88년도부터 몇 년하고 그 다음에 서울에서 직장생활할 때 빼고는 계속 이 집에 살았어요. 대학 다닐때도 집에서 다녔으니까. 직장생활 마치고 2007년도에 내려온 뒤로도 벌써 15년이 되었네요. 이전부터 오래 살았던 터라 딱히 객지에서 살다 온 사람 같지 않지요. 여기 동네 사람들도 다 알고 있구요. 현재 이 산계2리 마을의 이장을 맡고 있습니다. 산계 2리는 약 30가구 정도 되고 그 중에 귀촌한 사람은 한 4가구 정도 되는 거 같아요. 


Q. 산불이 동해안 쪽에서 많이 발생했는데, 지켜보시면서 전체적으로 어떠셨나요? 20년 간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의 양상은 어떠했는지요?

A. 50년 전 산에 나무가 어떠했었는지 기억해보면, 그때만 해도 나무를 계속 해서 불도 때고 했기 때문에 소나무나 쭉 있고 관목들은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산불 날 일이 없었지요. 산불이 나도 주민들이 올라가서 끄면 됐어요. 그런데 이제 숲이 너무 울창해졌잖아요. 울창해지다보니까 산불을 끄는 게 힘들어졌지요. 이제는 사람이 들어가서 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조건 헬기에 의존하고 있고요. 결국 사람들은 그냥 보고만 있는 거에요. 저도 이장이다 보니까 산불이 나면 동원되는데, 공무원도 모두 동원되고요. 그렇지만 그냥 마을에 가 있는거지 불을 직접 끄진 못해요. 무조건 위험하다고 못 들어가게 하고 헬기에만 의존하고 있는거죠. 그런데 그러다보니 더욱 대형화되고 멀리 번지니까 결국 하루 만에 못 꺼요. 예전에는 헬기하고 군인들, 주민들 붙어서 어떻게든 하루에 껐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동원은 되지만 진압을 안하니까 주민 입장에서는 답답하지요. 2017년부터 산불 크게 난 것을 봐왔는데, 매번 초기진압을 못해요. 헬기에만 의존하고 사람들이 안하기 때문에.


Q. 산불 발생 후 복원 과정도 여러 번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요. 이장님이 바라 본 복원 과정은 어떠셨나요?

A. 사실 개인 소유 산인 경우에는 벌목 이런 것도 개인이 부담해야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복원을 안 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 곳은 국유림, 시유림이 많아요. 그러다보니까 거의 벌목을 해서 소나무를 다시 심죠. 그런데 국유림 같은 경우에는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심기는 하는데, 그 다음에 한 번씩 정리를 제대로 안하는 것 같더라고요. 예산 자체가 적은 데다가 요즈음은 인건비가 비싸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정리가 잘 안되는 거 같아요. 벌목을 해도 원목만 쏙 빼 오고 잔가지는 그냥 다 두더라고요. 그걸 빼려면 장비가 많이 들어가야 해서 그런 것 같아요. 결국 임도가 필요해요. 임도를 만들어서 원목 뿐 아니라 잔가지도 다 걷어 와야죠. 잔가지들도 펠렛이 되는지 모르겠는데, 안되면 퇴비로라도 쓰면 되니까요. 임도 폭을 넓게 만들어서 큰 화물차에 싹 끌어내리면 좋겠어요. 그 잔가지를 다 모아서 세로로 모아서 그냥 두니까 벌목하고 다시 조림한 곳으로도 불이 가더라고요. 그 모아놓은 아이들이 불쏘시개 역할이 되는거지요.


Q. 그렇다면 이장님께서는 임도나 숲가꾸기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A. 그렇죠. 숲이 울창한 데다가 임도가 없으면 진화할 때 상당히 어려움이 커요. 자연 좋지요. 좋지만 산등성에는 나무 다 없애야 해요. 옛날에는 산등성이 길로 많이 다녔거든요. 지금도 길이 있어요. 그리고 임도 양쪽에도 나무를 키우면 안되요. 임도는 임도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해 주어야 해요. 산불예방 차원에서도 임도는 필요해요. 임도가 있으면 참나무나 활엽수 숲은 주민들이 함께 올라가서 꺼도 되요. 저는 정말 주민들이 진화에 참여하게끔 만들면 좋겠어요.

여기 망상에도 산림조합이 있는데, 필렛을 산림조합에서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국산은 원가가 비싸서 자재를 수입해 와서 만들어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이것도 자원이잖아요. 자원 활용화하는 사업은 국가에서 손해 안 보게끔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임도가 있다보면, 확실히 자원활용화 하는 것에도 유용합니다. 물론 임도를 만들면 입산자들을 통제하는 방법도 만들어야 하겠죠. 

 밀양에 임도가 있어서 불이 났다는 기사를 봤는데, 여기에서는 임도에 불이 난 곳은 없어요. 임도가 있으면 나무가 확실히 적어서 바람이 불어도 힘이 없어서 덜 넘어 가죠. 그리고 임도가 있어서 진화작업을 할 수 있었어요.


Q. 크고 작은 산불이 이장님 혹은 지역공동체에 끼친 영향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 불이 나면 정말 엄청난 스트레스에요. 옛날에 수해를 입어봤지만, 수해나 산불이나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 정상으로 일상을 되찾는 게 적어도 1년이 가요. 당장 내일부터 입을 옷도 없어요. 이렇게 불이 한 번 나면 아무것도 못하는 거에요. 농기계 다 타면 농사도 못하죠. 그냥 모든 게 멈추는 거에요. 

지역공동체에 끼친 영향이라… 너무 안타까운 일인데, 산불이 나면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기도 해요. 노인 일자리부터 욕심 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산불 나면 보상 받아야 한다 생각해요. ‘떼 쓰니까 받았잖아. 또 해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봤어요. 산불이 나면 헌집이 새집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요. 정말 말이 안되고 안타까운 일이죠. 진짜 제가 솔직하게 말하지만 ‘내 산도 아닌데 뭐’ 이렇게 생각하는 분도 있더라고요. 

예전에는 정말 산불나면 큰일 나는 거에요. 당장 겨울에 난방도 안되고, 불을 피워야 밥을 먹는데 산불이 나서 나무가 사라지면 큰일나죠.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불을 껐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정말 너무 너무 걱정되요.



Q. 산불 진화를 위해 지역공동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당연히 소집이지요. 물론 강제로 할 건 아니지만 주민들이 적극 나서 달라. 그러나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안 해도 된다.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면 되요. 그리고 투입해서 나름대로의 역할을 했으면, 약간의 포상도 해주고요. 공장 가 보면 소방조직제가 다 꾸려져 있어요. 마을도 그런 게 필요해요.


Q. 산불예방을 위해 강화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무조건 교육이죠. 산불에 대한 엄청난 피해에 대해 현재 현황을 알려줘야 하고, 가옥 손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적 손실을 알려줘야 해요. 일반 주민들은 잘 모르잖아요. 특히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더더욱 모르고요. 국민들 교육은 정부에서 앞장서서 해줘야 해요. 산불원인이 뻔하잖아요. 자료에서 보면 연간 800여 건이 났는데, 400여 건 원인이 담배꽁초잖아요. 결국 사람들이 바뀌어야 해요. 


▲ 배선훈 이장은 강릉시 공문을 보며 설명해주고 있다.


 그리고 겨울철에 산에 못 올라가게 해야 해요. 제가 문서 하나를 보여드릴 건데, 이게 강릉시 공문이에요. 입산 금지된 산 주소인데, 이게 필지를 보면 거의 모든 산이에요. 이건 강릉시에서 정말 잘 한 것이라고 봐요. 물론 아직 아쉬운 건 있어요. 산에 올라가 불 피우면 50만원, 담배 꽁초 버리거나 담배 피우면 40만원. 과태료가 너무 약해요. 산불 예방을 하려면 산불 낼 소지가 있게끔 행동한 사람한테는 벌을 세게 해야죠. 불 났다 그러면 몇 천억이 날아가는데, 현재 벌이 너무 약해요. 유럽에서는 구류제도가 있어요. 벌금으로 끝내는 게 아니라 유치장에 살게 하는 거에요. 산업 활동을 못하게 해야 해요. 그래야 느낄 수 있지요. 산불화재 처벌 규정은 현재보다 더 강화되어야 해요. 생각보다 무허가 입산자가 너무 많아요. 옛날에는 지역으로 다니기 힘들었는데 요즈음은 다 개인 승용차가 있으니까 전국에서 모여요. 심지어는 불법인 줄 알면서도 관광버스를 빌려서 약초를 캐러 와요. 산은 아시다시피 주인이 있고 세금을 산주들이 다 내거든요. 우리도 예전에 황기도 심고 약초도 심고 했는데, 약초 캐러 오는 사람들이 다니면서 없어요. 그래도 이러한 입산금지 공문이 있으면, 산불감시자 등이 다니면서 경고라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이죠. 


Q. 행정당국이나 시민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으실까요?

A. 산불이 다시는 안 날 수 있게 어떤 제도라든지 장치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올해 불났을 때요. 옥계면에서 산계리로 불이 넘어올 수도 있으니까 그걸 대응해서 준비했었어요. 농수로 있잖아요. 그 수로에 물을 다 흐르게 해놨어요. 그리고 양수기를 준비해뒀어요. 그 물을 양수기로 퍼 올려 대포형 스프링쿨러로 진압할 수 있게 하려고요. 이러한 장치들을 지원해주는 거에요. 물론 초기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일단 초기 진압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또 내천이 없는 마을도 있지만 저희는 이렇게 내천이 있는 마을인데, 여기에 아예 농업용이나 공업용으로 쓰는 관을 묻는거에요. 그리고 중간에 대형 스프링쿨러를 설치하는 거죠. 임도를 설치할 때도 이런 것도 함께 설치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냥 제 아이디어에요. 임도를 낼 때 아예 이런 관을 설치하는 거에요. 그럼 불을 끄러 올라갔던 의용수비대, 진화대, 살수차 등도 물 넣으러 다시 내려올 필요 없이 거기서 물을 보충하고요.

 그리고 주민교육도 중요해요. 옛날에는 땔감, 퇴비로 사용했기 때문에 수풀이 우거지지 않았었는데 지금은 산에 수풀이 가득하지요. 집 주변에 있는 수풀은 주민 스스로 정리하게끔 교육을 시킬 필요가 있어요. 산불이 날 경우에도 기본적인 보상은 있지만 집을 새로 지을 정도의 보상은 안되요. 지금은 모두 다 국가 책임이에요. 그러니까 자기 집에 불이 붙어도 불을 안 끄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나는 거죠.


Q. 사유림 내에 임도 건설, 내화수림대 조성 시 소유 문제로 이슈가 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가요?

A. 임도를 내려고 해도 산주 중에 일단 외지사람이 너무 많아요. 산에 임도를 내면 관리를 안한다고 생각하고 또 사람들이 들어가서 약초 캐고, 불 낼 수도 있다는 걱정때문에 산주가 허가를 안해주는 거에요. 결국 제도가 잘 되어 있어서 관리가 잘 된다는 인식을 알리고 임도의 혜택을 많이 홍보하면 외지에 있는 사람들도 반대를 하지 않을 거에요. 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임도가 있으면 무조건 좋아요. 그런데 내 임산물 도둑맞을까 봐 다들 반대하는 거에요. 그러니까 산주에게 믿음을 주고, 임도를 가지고 활용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해요.


Q. 산불 피해지 복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인공조림을 하는 게 좋은지, 그냥 두는 게 좋을지요?

A. 그냥 두면 되요. 자연이라는 게 엄청 무서워요. 지금 가을부터 봄까지 바람이 정말 많이 불어요. 왜 불까요?? 그게 사막화를 막기 위해서 씨앗을 계속 날리는 거에요.  산불 나고 나면 다음 봄에 ‘지치’가 엄청 올라와요. 정말 여기 저기서 올라와요. 자연이 알아서 복원하는 능력은 분명히 있어요. 물론 소나무 같은 경우 불타면 3~4년이면 다 썩어요. 그래서 빠르게 벌목을 해서 자원을 활용하는 게 더 나을 순 있어요. 인공 조림을 해야 하는 곳은 인공 조림을 해야 하지요. 하지만 자연의 복원력은 정말 엄청 나요.


Q. 이장님이 생각하는 산불은 OOOOO 이다.

A. 산불은 끔찍하다. 농촌의 자원, 집부터 하우스 이런거 다 타면요. 다시 복원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집은 1년 걸려요. 그리고 그동안 지치고 그러면 제가 일을 못하잖아요. 생산활동이 멈춰버리기 때문에 정말 끔찍해요. 정말 저와 같이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 여기에 기반을 두고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산불은 끔찍한 일이에요. 


▲ 인터뷰를 진행한 활동가 단비 '정다경' 님과 '배선훈' 이장님의 기념사진


배선훈 이장님은 강원영동생명의숲의 오래된 회원이실 뿐더러 든든한 회원입니다.  강원영동생명의숲에서 수년간 진행한 산불 피해지에 나무심기에도 매년 참여하시고 열심히 도와주시는 것은 물론, 강릉시청의 산불 대응 정책에도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하고 계시지요. 

또 산계 마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굴참나무 군(12그루)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그 가치를 알리는 데 힘쓰고 계시며 2022년 강릉시의 <골목정원 만들기>에도 시민 가드너로 참여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이장님의 더 멋진 아이디어를 기대합니다!!    




* 인터뷰 진행 : 생명의숲 (김지은, 윤여진, 정다경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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