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변화를 만들다. 이수현 부소장


▲이수현 생명의숲연구소 부소장


1998년 생명의숲이 창립할 때 상근활동가로 시작해서 23년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활동가. 도시와 산지에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기도 하며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다니며 활동을 이어온 그의 변화 이야기를 만납니다.


√ 인터뷰에 앞서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생명의숲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수현입니다. 1998년 생명의숲이 창립할 때 상근활동가로 일하기 시작하여 벌써 23년 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23년 간 많은 분들과 함께 도심지와 산지에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기도 하고, 전국의 아름다운 숲을 찾아다니며 행복한 삶을 이어온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학교숲에서 김인호 생명의숲 공동대표, 이수현 부소장, 손승우 유한킴벌리 상무


√ 나무를 심고 가꾸는 숲활동가로 20년을 활동하면서 본인에게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지난 20여 년 간 제게 일어난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숲을 바라보는 인식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인 것 같습니다.

생명의숲 활동을 시작하기 이전의 제게 숲은 주변의 다른 건물이나 도로와 같은 인공적인 구조물들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바라보면 막연히 ‘좋다’, ‘시원하다’라는 느낌을 주는 것 이상의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숲 활동을 하며, 그 숲의 나무 한그루, 꽃 하나, 곤충 하나 모두가 각각의 개성을 가진 존재이며, 함께 어울려 아름다운 숲을 이루고, 지속적인 생명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인식이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인식으로도 확장되어 우리 사회 역시 각각의 소중한 개인들이 모여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들을 해가고 있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과 함께 나무심기


√ 그리고 현장에서 만났던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나요?  

현장에서 만났던 사람들도 저와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소중한 일이다.’라고 하는 막연한 인식에서 시작하지만, 그 나무들이 커가고 새들과 곤충들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숲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느끼고 숲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더 커져가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나무의 이름, 꽃의 이름, 새들의 이름들을 알아가고, 나무의 생리에 대해 이해를 넓혀가며,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생명의숲에서 숲을 만납니다.


√생명의숲과 함께 한 23년의 시간의 활동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숲의 변화는 어떤 숲이 였나요?

20여 년간 활동을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숲들이 많은데요, 그 중에서 인천 영종도 신도시에 조성한 세계평화의숲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계평화의숲은 2007년부터 생명의숲,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시 중구청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힘을 합쳐 10년 간 조성하고 관리하고 있는 숲입니다.

처음 숲을 조성할 때, 황량했던 경관이 10년이 지난 후 아름다운 숲으로 변화한 것도 인상에 남고, 초기에 다소 소극적인 지역 주민들이 점차적으로 숲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숲을 즐긴다는 느낌을 받으며 보람을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언제나 숲을 찾을 때면 산책하는 지역 주민들과 체험 활동을 하는 유치원 어린이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세계평화의 숲은 이제 영종도 신도시의 중요한 자산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생명의숲에서 활동한지 23년째, 생명의숲의 변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만들어가는 한사람으로 지금의 생명의숲의 긍정적 측면과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처음 생명의숲 활동을 시작했을 때와 지금의 생명의숲을 비교해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유의미한 활동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원들을 비롯해서 직간접적으로 참여하는 분들의 규모와 범위도 상당히 넓어졌고요. 생명의숲은 현재 자타가 인정하는 대표적인 숲 관련 시민단체로 성장하여 숲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들을 선도하는 위치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우리 사회가 생명의숲에 기대하는 만큼의 역할을 수행하기에는 아직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는 점입니다. 우리 숲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 좀 더 깊이 고민하고 천착하여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데 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생명상(대상) 수상지. 굴업도


√ 누구보다도 많은 숲을 만나고, 숲의 긍정적 가치를 더 많이 알고 있으실텐데요. 생명의숲 회원과 시민에게 추천하고 싶은 숲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 전국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숲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중에 한 곳을 추천하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천을 하자면 저는 인천의 굴업도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생명의숲이 주관하는 아름다운숲전국대회에서도 대상을 받은 곳인데요, 언제, 누구와 함께 가더라도 항상 좋은 기억을 얻고 돌아왔던 곳인 것 같습니다. 그 이외에도 울릉도의 숲이나 전남의 섬 지역들의 숲들처럼 섬에 있는 숲들이 저는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 같습니다.


√ 당신에게 생명의숲이란?

- 20대 후반에 생명의숲 활동을 시작해서 이제 50대 초반이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생명의숲은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입니다. 생명의숲을 통해 갖게 되었던 인연들이 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이 인연들은 제 삶이 끝나는 날까지도 이어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과장해서 이야기한다면, 생명의숲은 저의 삶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생명의숲에, 회원에게, 우리 서로에게 힘이 되는 응원 한마디를 해주세요.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힘든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IMF 경제 위기 때도 모두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생명의숲과 같은 단체가 탄생할 수 있었고, 오늘과 같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위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극복해가는 가에 따라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위기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너무 위축되거나 상심하지 말고, 새로운 세상을 위한 도약의 기회로 생각한다면 새로운 꿈, 새로운 가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생명의숲이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주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